그리고는 곧 인스타계정 하나가 톡으로 왔다. 클릭해서 화면이 열리는 순간, 손이 멈칫했다. 콧줄을 꽂고 병상에 누워있는 남편의 사진, 글자로 지시어를 적어놓은 사진, 휠체어에 앉은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, 아이들이 쓴 사랑한다는 보고싶다는 편지까지...최근 글들은 죄다 간병기록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계정이었다.

지금 상황을 애써 가리려 하지 않는 날 것 그대로의 사진과 간병기록에, 그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. 어투는 밝고 담담했지만 행간에 숨은 마음은 절대 그렇지 않을거라서 그런 담담한 글을 읽으면서도 몇 번을 큰 숨을 쉬어가며 읽었다. 힘들다는 토로에는 나도 함께 힘들었다가, 그래도 힘을 내어보자는 다짐에는 나도 함께 응원하게 되었다. 심장이 점점 물속에 가라앉는 느낌에, 그마저도 차마 다 읽지 못하고 화면을 껐다.

그 중 잊혀지지 않는 말이 있다.

‘아이들 대신 남편을 선택해서...’

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그 결정이, 그 마음이 괜찮았을 리가 없다.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 그 상황에 내 마음도 먹먹해졌다. 내 마음이 먹먹해졌다는 표현조차도 한없이 부족하고 건방지기만 하다.

...............

“그...저번에 인스타로 본 그 고객님을 초록우산을 통해서 후원해보는 것이 어떨까요?”

라고 의견을 내셨다.

“좋습니다~”

MD님이 웃으며 대답했고,

“가능하기만 하다면 아주 좋은 것 같아요!!”

나도 연이어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답했다.